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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기전문화예술』발간!!
admin - 2007.04.02
조회 168




▶ “신도시에 문화가 있는가” 통권기획, ”계간지 전환” 첫호 발행
▶ 아파트공화국은 없다 … 소통과 연대의 도시문화 형성을 위한 성찰

뉴타운, 떴다방, 분양권 전매, 강남불패…. 신도시 건설계획이 발표될 때마다 언론에 단골메뉴처럼 빠지지 않는 단어들이다.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 도약을 운운하고, 각 지자체에서 명품도시와 문화도시를 역설하지만 ”저개발의 추억”에 포박된 우리의 도시문화는 좀체 진화(進化)의 가능성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속에서 주목할 만한 책, 경기문화재단이 발행하는 『기전문화예술』이 ”계간지”로 전환하면서 통권 기획으로 우리의 ”신도시 문화”를 집중 조명,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기전문화예술』의 신도시 문화에 대한 통권 기획은 지금, 신도시를 중심으로 새롭게 ”생성(生成)되는 정체성”에 주목하고자 한 문화기획의 일종이라고 평가받을 수 있다. 즉 우리 도시문화를 성찰하고, 신도시문화의 새로운 진화를 위한 성찰과 문화적 과정이 적극 요구된다고 본 것이다. 더욱이 기존의 격월간 체제에서 충분히 담아내기 어려웠던 문화 관련 의제 설정과 심층 담론의 형성을 재단 창립 10주년을 맞아 잡지 체제전환을 통해 적극 수용하고자 했다.

특히 6명의 필자가 참여한 [특집 : 신도시에 문화가 있는가]는 문학, 공연문화, 시각문화, 역사 등 다양한 시각에서 신도시와 신도시 문화를 성찰했다.

최준영(도서평론가)은 발레리 줄레조의 『아파트공화국』을 비롯한 다양한 텍스트 해석을 통하여 ”일상의 정치성”과 ”커뮤니티 디자인”(김찬호)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신도시에 사람과 사람이 소통하고 만날 수 있는 ”마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 오세형(재단 전문위원)은 성남, 고양, 의정부, 안산 등지의 신도시 공연장의 마케팅 전략 변화와 관객 변화를 꼼꼼히 살피면서 신도시 공연장의 변화 가능성을 진단하고 있다. 무엇보다 ”지역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는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의 강수진의 사례를 제시하면서 일종의 ”아파트 예술펀드”를 제안한 대목이 흥미롭다. ▲ 이형복(경기일보 기자)은 시 차원에서 간판문화 정비작업을 선도하는 안양시의 사례와 간판문화연구소의 활동을 다루었다.

또한 ▲ 장석주(시인, 문학평론가)는 「아파트: 우리들의 행복한 디스토피아」에서 최인호의 소설 「타인의 방」 이후 아파트를 주제로 한 조세희, 이창동, 공지영, 공선옥, 하성란 등의 소설 텍스트에 나타난 아파트의 심상(心象)을 특유의 섬세한 감각으로 해부했다. 그는 ”소외와 고립”을 표상하는 아파트의 심상은 결국 하성란의 「곰팡이꽃」이 말해주듯이 결국 벽 너머 이웃과의 소통 열망을 표상한다고 지적한다. ▲ 정해득(기전문화재연구원 연구원)은 오늘의 신도시는 ”새것 콤플렉스”에 의해 추동되었다며, 18세기 ”화성 신도시”의 건설 이념을 부활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 손택수(시인)는 특유의 시적 에세이로 신도시에서 산다는 것의 사회적·문화적 의미를 묻고 있다. 자전거 타기와 주말농장 체험을 비롯해 아파트 모내기 등의 크고 작은 문화 실천을 통하여 신도시 문화를 새롭게 일구어가려는 시인의 땀방울이 행간마다 묻어난다. 특히 신도시에 사는 ”무주택 세입자 시인들”이 주축이 되어 창간한 무크지 『부동산문학』은 ”강남계급”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한 지금, 이곳에서 갖는 의미가 결코 작지 않다. “이 도시에서의 게으름은 자발적 가난과 같습니다. 그것은 또한 무위無爲를 지향합니다. 무위가 우리의 부동산입니다. 잡지의 형태도 무위를 닮았으면 합니다.”

특집 외에도, 이번호 『기전문화예술』은 전체 기획이 신도시 문화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내용으로 구성된 점이 기존 격월간 체제와 다른 점이다. 작고한 소설가 김소진의 「자전거 도둑」을 비롯해 김지하, 이영진, 박해람, 손세실리아, 김중일 시인의 시에서 신도시 주민들의 다양한 삶의 양상을 엿볼 수 있다. 안태경(고양문화원 이사), 최춘일(재단 지역정책팀장), 최성각(풀빛평화연구소장), 황우갑(평택 알파프로젝트연구회)의 글 또한 생성하는 신도시 문화의 정체성을 적극적으로 찾으려는 기획물로서 적잖은 의의를 갖는다. 또한, 신도시 대형마트의 24시를 앵글에 포착한 이현석(다큐사진가)의 화보 또한 놓칠 수 없음은 물론이다.

* 46배판 변형, 208쪽, 값 6천원
* 사진 : 있음
* 문의 : 031-231-7234, 7236

 


『기전문화예술』 봄호 내용 요약

# [소통의 공간은 ”마당”이다. 신도시 주민 모두가 마음을 열고 마당으로 나와 함께 논의하고 함께 도시문화를 만드는 일에 참여하여야 한다. 건축가 김진애는 옛 가옥과 아파트의 차이를 마당에서 찾는다. 마당은 소통의 공간이며 삶의 이야기가 생성되는 공간이라는 것이다. 현실에선 사라졌지만, tv 드라마에서 유독 마당이 있는 한옥이 자주 등장하는 이유가 바로 마당이야말로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생산하는 소통의 장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 최준영, 「특집_신도시에서 ”신도시 문화”를 상상하다」, p.29

#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강수진을 취재한 어느 다큐에서 그녀에게 쏟아지는 주민들의 관심은 공연예술을 중심으로 한 ”지역 커뮤니티”란 무엇인가를 말해준다고 본다. 그녀의 이름을 딴 꽃이 꽃가게에 진열되어 있고, 공연 후 강수진의 발레리나로서의 변화 과정을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독일인들의 관심이 부럽지 않을 수 없었다. 예술 중심의 도시형 커뮤니티의 가능성이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다시, 옛 농촌 공동체의 문화로 돌아갈 수 없는 이상, 이제는 다양한 기호와 삶의 태도를 지닌 사람들을 묶어내는 도시형 커뮤니티의 증가가 ”지역문화 발전”이라는 정부 정책의 구체적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닐까? 여러 성격의 정서적 공동체가 많아져 그 밀도가 일정한 임계점에 이르면, 신도시도 상자箱子들의 도시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축제성이 깃든 곳으로 바뀌지 않을까?

유럽의 소도시에서 작은 돈을 주민들이 모아 일 년에 몇 번씩 공동주택 앞 주차장에서 작은 음악회와 공연을 초청해 연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우리식으로 하면 ”아파트 예술펀드”정도 될까? 관리비에 천 원, 이천 원씩 부과해서 적당히 모이면 공연을 초청해 여는 것이다. (중략) 하지만 싹을 틔워봐야 자라서 뭐가 될지 알 수 있지 않을까?

– 오세형, 「특집_신도시 공연장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pp.39-41

# 간판문화연구소의 ”간판문화 선언문”

1. 간판은 우리 시대의 소통 수단이자 도시 경관을 결정하는 중요한 문화요소이다
2. 간판은 도시의 활력을 불어넣고 지역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3. 간판 개선은 관에 의한 일방적인 규제가 아니라 시민들의 자발적인 변화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4. 정부와 지자체는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법과 제도를 마련하여야 한다
5. 정부와 지자체의 공공 간판은 과거의 권위주의적인 형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소통방식을 모색해야 한다
6. 시민과 경제 주체들은 아름답고 개성적인 간판을 통해 고급하고 세련된 상업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7. 간판 제작자들은 전문가로서 도시 문화를 만들어간다는 의식과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8. 예술가들과 지식인들은 우리 사회의 간판 문화와 도시 경관에 관심을 갖고 분야를 넘어 참여해야 한다

– 이형복, 「특집_간판을 바꿔야 도시가 바뀐다」, p.49

# 살아 있는 한 우리는 타자와의 소통을 꿈꾼다. 그 꿈과 욕망의 마지막 기착지는 타자이다. 타자? 그렇다. 철학자 레비나스는 이렇게 말한다. “타자에의 접근은 모든 것이, 심지어 살인까지도 허용되는 나의 자유, 살아 있는 자로서의 나의 자발성, 사물들에 대한 나의 지배, ”움직이는 힘”의 자유, 기세의 맹렬함을 문제에 부친다. ”살인하지 말라”라고 하는 얼굴 ― 그 얼굴 속에서 타자는 나타나는데 ―은 나의 자유를 심판에 부친다.” 그 타자가 비록 나의 자유를 제한하고 행위들을 심판한다 할지라도 소통에의 욕망을 포기하지 못한다. 하성란의 「곰팡이꽃」은 상호소통의 단절과 고립을 가져오는 아파트에 대한 체험의 핍진성이 없다면 나올 수 없는 작품이다. 곰팡이꽃은 썩어가는 쓰레기더미에서 홀연히 피어난 꽃이다. 소통 불능이라는 척박함 속에서 피어나는 곰팡이꽃의 꽃말은 진실이다. 고립과 유폐의 경계에 피어난 곰팡이꽃은 저 보이지 않는 벽 너머 타자와의 소통을 간절하게 염원하는 남자에게 주어진 타자의 응답이다.

– 장석주, 「특집_아파트: 우리들의 행복한 디스토피아」, p.61

# 현대의 신도시 건설은 대도시의 인구 재배치를 위해 ”계획적으로 개발된 새로운 정주지” 정도로 정의되기도 한다. 이렇게 되면 현대의 신도시는 결국 자족성에만 주안점을 둔 개발 논리만 남을 뿐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자족적 신도시”는 대부분 모母도시에 의존하는 베드타운으로 전락되고 만다. 신도시 자리에 있었던 옛것은 없어지거나 옮겨지고, 사람까지 모두 바뀌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정조가 화성에서 지향했던 신도시 건설의 이념을 제대로 평가하여 우리의 도시계획에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아쉬울 따름이다. 이미 200여 년 전에 화성에서 신도시를 건설해 보았던 경험을 우리 스스로 가지고 있다는 것을 되새겨 볼 일이다.

– 정해득, 「18세기 ”화성 신도시”에서 무엇을 배우는가」, p.73

# 아파트 옆 논에 모내기가 한창이다
모난 아파트가
모내는 논 속에 담겨 있다
1205호 베란다에 모를 꽂고
1206호 창틀에 내다 건 이불에도
모를 꽂는다
논물 속에
고인 아파트가
모판
딱딱하게 굳어 있던 몸을 풀고
말랑말랑 찰진 흙속에
뿌리를 내린 아파트
집집마다 창문을 열고 나온 얼굴들이
논바닥에서 한 모 두 모 돋아나고 있다
– 손택수 시 「아파트 모내기」 전문

우리는 무엇보다 게을러질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마르크스의 말대로 부르주아 사회에서 게으름은 더 이상 영웅적인 것이기를 그쳤어요. 그걸 회복한다는 건 시대착오적이지요. 하지만 우리의 꿈은 늘 역방향을 향해 진화해오지 않았던가요. 얼마전에 내 집 마련을 위해 맞벌이를 하는 부부가 방에 아이를 가둬놓고 출근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이건 정말 비극이지요. 이 도시에서의 게으름은 자발적 가난과 같습니다. 그것은 또한 무위(無爲)를 지향합니다. 무위가 우리의 부동산입니다. 잡지의 형태도 무위를 닮았으면 합니다. (부동산문학 창간문)

”부동산 문학”이야말로 이 시대의 낯선 리얼리즘이 되어야 한다는 누군가의 말이 뒤를 이었다. 모두가 공감한다는 표정을 지었다. 잡지는 구비문학의 형태를 지향하기로 했다.

– 손택수, 「일산 만보객, ”부동산문학”을 창간하다」, p.78

# 도시에도 기억이 있다. 내가 살아가는 도시는 끝없이 시간의 흔적을 지워내고, 공간을 폭식하고, 소외를 양산한다. 도시가 스스로 시간의 흔적을 지운다는 것, 곧 망각을 선택한다는 것은 일종의 기억상실amnesia을 선택하는 일이다. 정신적 도피나 기억 자체를 거부하는 일은 심리적 외상에 대한 기억으로부터의 도피가 아니던가.

일상으로부터 근대의 이미지를 끝없이 지워나가기 시작한 도시에서 우리들의 병리현상을 읽을 수 있다. 중앙청, 마산과 진해의 도시의 옛 모습, 한국전쟁의 흔적들, 대학 건물들, 옛 도심 주거지, 해방 이후의 경제를 이끌어 온 산업시설들, 오래된 철도와 역사, 갯벌과 염전……, 모두 사라지고 없다. 우리들의 도시에 의식과 시간과 장소는 과연 존재하는 것일까? 기억상실에 걸린 도시는 새로움에 집착하면서도 쉼없이 복제된 도시를 양산한다. 복제된 도시는 다시 우리들을 환류還流한다.

– 최춘일, 「문화단상_한국의 도시에 ”기억”이 있는가?」, p.9

# 연극 <난쏘공>에서도 난장이 가족에게 가해지는 세상의 폭력에 대한 낱낱의 증언은 도드라진다. 행복동으로 압축된 tv <난쏘공>과 달리 난장이의 죽음을 전후로 1부와 2부로 구성된 연극 <난쏘공>에서 특히 2부 은강에서 영수를 중심으로 한 은강 노동자들의 이야기는 한 편의 기록극을 보는 것 같다. 은강방직 어린 여성노동자들이 공장장을 비롯해 사용자 측과 벌이는 협상 장면에서 무대는 노사협상장의 한 장면을 그대로 따온 듯 노동자와 사용자의 조목조목 반박이 길게 이어진다. 협상은 사용자 측의 폭력으로 결렬되고 단식농성을 벌이던 노동자들이 하나둘 쓰러지고 암전된 무대 후면에는 농성에 참여했던 노동자들이 남긴 사연이 하나하나 투사된다. 연출은 이 장면에서 50개가 넘는 사연들을 하나하나 투사함으로써 이들의 이야기에 고개 돌리지 말 것을 강하게 주장한다.

– 김소연, 「공연리뷰1_낙원구 행복동에는 난장이 김불이가 살고 있었다」, p.186

# 경기문화(예술)의 정체성을 논할 때, 효와 실학 등 전통문화 부문을 유독 강조한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이러한 저간의 사정은 8·15 이후 경기 지역이 유독 압축근대화의 전진 기지 노릇을 해오는 동안 중앙(=서울)이라는 강력한 자장권 안에서 주체적 자기 정립을 할 수 없었던 데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필자는 경기문화 정체성의 경우, c.g.융이 말했던 ”미소니즘”(misoneism, 새로운 것과 미지의 것에 대한 공포)을 극복하고 ”생성生成하는 정체성” 개념에 주목하여 미래 지향적인 가치지향을 적극 수렴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 고영직, 「기획논단_8·15 이후 경기문학의 역사적 전개과정」, p.200

공공누리 제4유형:출처표시+상업적이용금지+변경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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